본 글은 대출을 받을때 같은 은행이라 할지라도 어느 지점인지, 대출 상담을 누구한테 받는지에 따라 얼마나 유쾌할수도 있고, 불쾌 할 수도 있는지에 관하여 기록한 것 입니다.

본 내용은 2007년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직접 겪은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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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ince 빚쟁이 되다.

저는 최근 부모님의 마이너스 통장 빚을 대신 갚아드리기로 했습니다.

동대문의 작은 가게에서 받는 아주 적은 임대비 외에 별도의 수입이 없으셔서, 은퇴한지 십수년 동안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여 생활을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가게에서 나오는 임대비가 꽤 되는줄 알았고, 월급을 받을때마다 적지만 용돈을 드리고 있었기에 부모님 가계에 큰 문제가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마이너스 통장의 마이너스 금액이 상당수준에 도달하여 한달 이자가 거금이 되었고, 그 통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자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점점 이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에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대신 이자와 생활비를 드리면서, 빚을 갚아 나가기로 했습니다.
즉, 부모님을 대신하여 빚쟁이가 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ㅠㅠ



2. 이자를 줄이기 위해, 낮은 이율의 대출로 갈아타볼까...

현재 부모님의 통장을 확인해보니, 매월 지급해야하는 이자가 100만원 전후였습니다. 한달 이자가 가게에서 나오는 임대비보다도 많았기 때문에, 생활비와 이자가 합쳐져 계속 마이너스가 늘고 있었습니다. 시급히 돈을 갚아 드려야 할 상황이더군요.

마이너스 금액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율이 얼마인지 알아보고 그보다 더 낮은 이율의 대출이 가능하다면 갈아타는게 우선일것 같았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이율을 확인해보니 9% 정도 되는듯 하더군요. 상당히 낮은 편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택(부동산)담보대출을 받으면 2~3% 정도는 더 낮은 이율로 대출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2~3%라면 1년간 최소 일,이백만원 정도는 이자로 나가는 돈을 줄일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마침, 부모님 명의의 집은 대출이 없었기에, 담보 대출이 가능할지 확인차 29일 회사 근처인 '국민은행 서대문지점'을 방문했습니다.




3. 대출 가능금액을 확인하기 위한 준비서류

국민은행 서대문 지점 2층에서 대출을 위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대출 담당자로부터

"아파트가 아닌 다가구 주택이기 때문에 정확한 대출 가능 금액을 알 수가 없고 아래의 서류와 몇가지 정보를 준비해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대출 가능 금액을 알 수 있다"

고 친절한 설명을 받았습니다. 국민은행 서대문 지점에서 준비해달라고 한 사항을 아래와 같았습니다.

1. 토지 건물 등기부등본
2. 건축물 관리대장
3. 토지이용계획 확인원
4. 가구별 전세 놓은 총 금액
5. 가구별 방의 개수


바로 대출 가능 금액을 확인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고, 서류가 준비되면 힘드시겠지만 다시 한번 찾아와 달라고 합니다.  다가구 주택이어서 대출이 안되거나 금액이 적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니 연락 달라고 명함까지 주더군요.

제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입장인데도, 상담해주신 분께서는 찾앚주셔서 감사하다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인사를 건내셨습니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 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서류를 구비하여,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을 방문하다

'토지 건물 등기부 등본'은 당일(29일) 집에서 인터넷과 프린터기를 이용하여 발급받았습니다. 발급비용은 800원.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 : http://www.iros.go.kr/). '건축물 관리대장'과,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은 다음날인 30일 광진구청을 찾아 발급받았습니다. 전산화가 되어있어 신청에서 발급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세금액과 방의 개수는 부모님께 확인을 했으니 모든게 준비가 됐습니다.

마침, 30일은 민방위 훈련으로 휴가도 얻었겠다, 회사의 국민은행까지 갈 필요는 없었고 집 근처인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을 찾았습니다. '지점마다 이율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는 설명을 서대문 지점에서 들었기 때문에 집과 회사근처의 국민은행 두곳에서 모두 알아볼 심산이었습니다.



5.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의 문전박대

30일이 평일 낮이었기 때문인지,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의 대출 상담코너는 한산했습니다.  현재 상담받고 있는 사람만 있고 대기자는 없더군요. 잠시 기다렸다가 대출 상담 코너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전날 서대문 지점에서 안내받은 '준비할 서류 3가지'를 담당자에게 건내며, 대출이 얼마나 가능한지 확인하러 왔다고 말을 했습니다.

담당자는 준비해간 서류를 '이게 뭐야?'는 식으로 쳐다보더니, 손으로 대충 뒤적이더니 귀찮다는 듯...

담당자 : 대출 안되요.
rince : 네?

담당자 : 가구수가 많아서 대출 안되요.
rince : 회사 앞에서 알아봤더니 서류 준비해가면 얼마나 대출 가능한지 바로 조회 가능하다던데요?

담당자 : 안되요. 가구별로 전세값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아야 하고, 가구별 방수도 알아야 합니다.
rince : 다 알아왔는데요.


미리 인쇄해 온 가구별 전세금액과 방의 개수를 담당자에게 건냈습니다.  '어떻게 알고 준비해왔냐?'는 식의 표정으로 저를 슬쩍 쳐다보니, 역시나 대충 내용을 훑어봅니다.

이번에도 조회나 계산도 해보지 않고서는....
 

담당자 : 안되요. 공시 지가의 50% 정도 밖에 대출이 안되는데 전세값이 50% 넘을거에요. 다가구 주택은 금액도 얼마안되고 가구가 이렇게 많은데 안되요.
rince : (조회라도 함 해보지라는 의미로) 조금도 대출이 안되나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담당자 : 네...

rince : 예..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담당자 : 네.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을 나서면서 상당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서대문 지점과 달리 친절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신경도 쓰지 않더군요. 상담하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을겁니다.

'왜 내가 당신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수고를 해야 하느냐?'
 
라는 자세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돈이 궁하다면 무릎이라도 꿇고 손발이라도 빌어야, 내가 좀 알아봐 주지'

라는 식이었다고 할까요? 이미 대출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서대문 지점에서 듣기는 했지만, 이런식의 대우를 받으며 상담할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도 마음 같아서는 그 성의없던 '국민은행 중곡동 지점'의 대출 담당자 실명을 밝히고 싶지만 그 사람도 밥은 먹구 살아야할테니 제가 참아야겠지요. (대출 상담하는 사람이 몇명 되는거 같더군요.) 마음속으로 욕이나 실컷 해줘야겠습니다.



6. 국민은행 '서대문 지점' 재방문

다음날인 5월 31일, 회사에 출근하여 전날 문전박대를 당했던 서류들을 들고 '국민은행 서대문 지점'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전날 상담해주셨던 담당자분을 다시 만나 서류를 보여드렸습니다. 이틀전의 모습과 같이 여전히 웃는 모습으로 서류를 하나 하나 확인해보시더니...


상담원 : 전세 가구수가 많으시네요? ^^
rince : 예, 좀 많죠. 대출이 힘들겠죠?

상담원 : 그래도, 모르니까 계산 해볼께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rince : 네, 감사합니다. ^^;


이것 저것 하나 하나 확인해가면서 물어보시더군요. 그리고는 계산한 결과 화면을 보여줍니다.


상담원 : 저희가 지금 은행에서 감정한 금액은 △원인데요. 여기에서 60%까지 대출이 가능하세요. 그래서 계산해보니 이 금액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금액을 전부 다 바로 대출해 드릴 수 있는건 아니구요. 이미 세입자로부터 받으신 전세금액을 공제하게 되고, 전세가 아닌 가구의 경우 방개수마다 하나씩 1,600만원을 공제하게 됩니다. 이걸 다 계산해보니까 공제금액이, 대출해드릴 수 있는 금액을 살짝 넘어가게 되서 대출 가능금액이 없게됐네요. 도움이 되지 못해서 어떻게 하죠?
rince : (설명해준 내용에 수긍하며) 아깝네요. 어쩔수없죠.

상담원 : 꼭 방법이 없는건 아닙니다. 지금 저희가 계산해 드린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가감해서 계산해드린거구요.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감정원의 평가를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감정가가 공시지가 보다 높게 나오면 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날 수는 있습니다. 근데 꼭 감정가가 높게 나온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rince : 아, 그래요? 감정 받으려면 어떻게 하나요?

상담원 : 저희한테 요청하시면 감정을 나가도록 조치를 해드리구요. 대신 감정하는데 돈이 들어서 140~150만원 정도 나올수도 있습니다. 손님 같은 경우에는 이자를 좀 덜 내려고 하시는 경우니까, 감정하는데 더 돈이 들어가서 굳이 하실 필요가 없을거 같네요. 그리고 제 2금융권은 70%까지 대출을 해주니까, 은행에서 안되시는 분들이 제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시기도 하는데요, 아무래도 은행보다는 이자가 높아서 이것도 손님께는 해당되지 않을것 같습니다. 도움이 못되서 죄송하네요.
rince : 괜찮습니다. 돈이 급했던건 아니고, 이자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고 했던거니까 괜찮습니다...

상담원 : 예, 혹시 다음에라도 필요하시면 찾아와서 상담받으세요.
rince : 예, 수고하세요.

상담원 :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7. 중곡동 지점과 서대문 지점의 차이점

'중곡동 지점'과 '서대문 지점'은 같은 국민은행이라 할지라도 고객을 대하는 자세가 얼마나 다른지 잘 보여줬습니다.

제가 두 지점에서 받은 결과는 '대출불가'로 같습니다. 하지만 중곡동 지점은 고객을 마치 거지 쳐다보듯 자신의 눈높이를 높였으며, 서대문 지점은 고객을 가족과 같이 걱정해주면서 몸을 낮췄습니다.

얼마나 대출이 가능한지 알아보러 온 사람에게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안된다던 중곡동 지점.
자세하게 계산한 결과를 알려주며 아쉽게도 대출이 안된다는 점을 이해시켜준 서대문 지점.

여러분 같으면 어떤 곳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연합니다...

전 앞으로 중곡동 지점은 방문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대출 뿐 아니라, 신규 상품을 가입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라도 국민은행 관계자가 보시면, 중곡동 지점의 직원들(일부 직원의 문제였겠지만)에게,
고객들이 당신들의 월급을 주는것과 다를바 없다는 사실과, 또 그런 그들을 존중하도록 교육시켜 주십시요.

그리고 국민은행 서대문 지점의 대출 담당자 '전철민 대리님', 이틀동안 귀찮게 해드렸음에도 웃는 모습으로 친절히 상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하는 글 : 2007.06.02]
6월 1일, 국민은행측으로부터 전화가 여러차례 걸려왔으며 결론만 말씀드리면 사과를 받아드린 상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를 통해 다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