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를 켜라 (2002)


Director - 장항준

김승우 - 허봉구
차승원 - 양철곤
박영규 - 박용갑
강성진 - 떠벌남
이문식 - 찐빠
유해진 - 침착남
김채연 - 싸가지
배중식 - 도끼
이원종 - 짭새

지난 주말, 암전속에서 홀로 조명을 받으며 피아노 건반을 아이 어루만지듯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처럼, 거실에서 의미없이 불을 밝히고 있는 TV를 조명삼아 리모콘의 채널버튼을 아래 위로 돌리던 중 마침내 이 영화에 채널을 고정을 했습니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

개봉당시에도 전혀 관심이 없던 영화였지만 채널을 돌리다 지금 막 시작하는 영화가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보게됐지요. 눈과 귀로는 영화를 감상하면서 두 손은 숙련된 솜씨로 탈수기를 막 탈출한 빨래들을 건조기에 올려 놓습니다... 아... 나는야...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 유부남 ^^;

연기다운 연기를 보여준적이 있었나 싶은 김승우가 어리버리한 백수로 등장을 하며 영화가 시작되더군요...
영화를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무일푼의 백수 허봉구(김승우 역)가 전재산(?)인 라이터를 화장실에 놓고 나왔는데 국회의원(박영규 역)을 협박하기 위해 열차를 탈취하는 건달 양철곤(차승원 역)이 이를 줏어가고, 이를 되찾기 위한 집념의 백수 허봉구가 벌이는 대 테러 진압 영화....

위의 간략 스토리에서도 느낄 수 있듯, 사실성 떨어지고 설득력 약한 상황설정 자체가 영화의 수준을 낮추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게다가 김승우, 차승원의 깊이 없는 연기도 그러하려니와 수준을 이야기 하기조차 민망한 엑스트라와 조연들은 짜증까지 유발시킵니다. 경찰청 간부들이 나오는 장면들이라던가, 탈취된 기차에서 시민들이 힘을 합하는 장면들을 보시면 동감하실겁니다.

캐릭터의 디테일이나 완성도를 기대하기는 커녕, 캐릭터들이 왜 저 짓거리들을 하고 저딴 대사를 읊조리는지 인상을 찌푸리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주연 배우까지 넘보고 있는 이문식의 연기가 돋보인다고 할까요...

참, 김채연이 맡은 싸가지 없는 여자역은 영화 중 Worst Of Worst 로 손색없는 캐릭터이고, 한편으로는 저런 역도 좋다고 맡아 연기한 김채연이란 여배우가 한심스럽고 나아가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영화속 장면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영화음악까지...수준 낮은 영화로의 조화가 다채로운 영화입니다...

이젠... 라이터를 꺼라... 제발...!

깊이 없는 연기를 보여준 차승원

최악의 캐릭터 싸가지 역을 맡은 김채연


영화의 교훈 - 대한민국 예비역은 훌륭하다




[Credit, Image 출처:엔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