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오전 할머니께서 수술이 예정되어 있었던지라 회사의 양해를 얻은 후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혈액의 응고 수치가 허용치에 달하지 못해 수술을 내일로 연기해야겠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어머님과 동생은 병원에 남고, 아버님만 모시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두명 모두 아침 끼니를 거른 상태라 늦게나마 식사를 하려고 종종 가봤던 동네 설렁탕 집에 들어갔습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설렁탕 6,000원 - (미국산/호주산)

예, 제가 그토록 피하려고 노력해 온 미친소(2MB가 국에서 히 수입한 )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 된 이후에는 그 가게는 처음 간 것이었는데.... 미친소를 쓰고 있을 줄이야... 우리나라 장사치들을 100% 신뢰할 수는 없기에 '미국산'이 아니라고 해도 소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피해왔는데... 제발로 찾아간 가게가 미친소를 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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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광우병 의심소 유통 업자 구속기소 @2009.04.13

아버님은 저와 정치적 견해가 대립되는지라 광우병 파동때도 정부 의견에 동의해 오셨고 촛불집회도 불법 폭력 시위라며 비판해 오셨더랍니다 (연세가 많으세요). 아버님께서는 어머니(저에게 할머니)의 수술을 앞두고 있어 심란하실테고, 본인  허리 건강도 좋지 못해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지라 "이 가게 미친소를 쓰는 업소니까 다른 곳에서 먹자"고 말을 꺼내지는 못 하겠더군요.

결국 미친소 설렁탕을 먹기는 했는데 고기는 한 점도 들수 없었습니다. 밥은 먹어야겠기에 국물은 어쩔 수 없이 떠먹었구요. 아무리 광우병 감염의 우려가 확률적으로 낮다 하고, 또 실제 제가 감염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찜찜하고 더러운 기분이 하루 종일 계속 되는 것은 누가 보상해주나요. "먹고 싶지 않으면 안 먹으면 그만"이라고 했다던데 쉬운게 절대 아니더군요...





꽃보다 소(?)로 유명한 구준표 송아지...
이 녀석...


미친소 미용실이라도 다녀온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