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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는 쳐다도 보지 않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와이프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몇번 시도도 해봤지만 아무리 눈감아주고 잘 봐주려고해도 과장되고 어색한 연기가 계속 거슬렸으며, 아무 생각없이 빈칸을 채워나가는 찌라시 속 '낱말맞추기' 수준의 스토리 라인은 한숨만 나오게 하더군요. 주인공들의 직업은 다 거기서 거기에, 32년을 살아오면서 한번도보지 못한 기억상실증 환자는 TV속에 왜 그리 많은지, 툭하면 죽을병 걸리고, 불륜은 기본이요 출생의 비밀이 하나라도 없으면 계란이 들어있지 않은 냉면을 받은것 같은 아쉬움이 작가들에게 생기나 봅니다. 물론 훌륭한 드라마들도 있었을테지만, 몇번 시도할때마다 이런 한국 드라마의 장벽에 부딪혀 결국 드라마 보기는 포기하고 말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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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제가 하얀거탑의 최종회와 그 전날 방송, 그러니까 총 2개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봤습니다. 일전에 와이프님이 보고 있을때 잠깐 잠깐 훔쳐봤는데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스토리 진행이 괜찮았고 뻔한 소재들도 등장하지 않아 관심이 가더군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시간까지 할애하여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지요.

이틀 단 2시간만을 할애한 드라마였지만, 기억에 남을 드라마일듯 싶습니다.

우선 배우분들의 연기력을 칭찬 할만 합니다.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이 활동영역을 넓히겠다며 어설프게 깝쳐대는 모습과 달리, 정통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의 모습에서 등장 인물 하나 하나에 생기가 돋아나더군요. 캐릭터를 깊이 이해해야지만 나올듯한 섬세한 표정연기들도 일품이었습니다. 카리스마를 보여주겠다고 눈에 힘만 주고, 감정의 기복을 표현한답시고 과도한 표정과 액션을 취하는게 연기가 아니죠. 하얀거탑의 배우들은 하나같이 과장되지 아니한 섬세함으로, '연기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연기란 이렇게 하는것'이라고 따끔한 일침을 놓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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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배우들 개개인의 연기들도 훌륭했지만, 연출자[각주:1]의 힘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연출자의 힘을 느꼈던 부분은... '입원해 있던 장준혁 과장이 병실을 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는 간호사의 전화 연락을 받은 의사의 대응 부분이였습니다. 지금까지 봐온 모든 한국 드라마의 경우라면 (과장되게) 놀라며 다급히 "뭐라고?"하며 허둥거렸겠죠. 하지만 '하얀거탑'에서는 잠깐 골똘히 생각하며 "그래요, 알겠습니다. 알아서 할께요" (대사는 정확치 않지만, 이런 분위기)하며 차분히 대응을 하더군요. 이건 연기가 아닌 연출이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경우만을 예로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연출이 잘 된 드라마란 느낌이 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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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법정에서는 졌지만 상고하는 이유를 적은 편지로 그는 강한 남자임을 다시금 인식시켜주었고, '시신을 의학의 발전을 위해 기증하겠다'는 편지로 마지막까지 초라한 모습을 거부한 장준혁 과장...
 
단 2시간을 시청하고도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에 한국 드라마를 다시 본 계기가 되었습니다.
  1. 연출 : 안판석 PD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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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상반기 각종 매체에서 엄청나게 요란했던 드라마, (너무 사실적이라서) 의사들이 무서워서 못본다던 드라마, 드라마 안본 사람도 장준혁 이름 석자는 외우게 했던 드라마, 하얀 거탑 올해가 끝나가는 아직까지도 최고의 드라마라고 언급되는 걸 보면 대단하긴 대단했나보다. 나는 본방 때는 바빠서 못보고 끝난지 한참 후에 봤지만 올해가 지나기 전에 함께 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제목을 거창하게 한국판 VS 일본판 비교라고 쓰긴 했지만 조목 조목 비..
미디어몹| 2007/03/12 08: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rince 회원님의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되었습니다.
rince | 2007/03/12 13:09 | PERMALINK | EDIT/DEL
감사요... ^^
FlatLine| 2007/03/12 22: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 10분만에 눈물 콧물 다 뽑은 드라마가 있습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라면 먹는 씬이었는데...
내내 안보다가 딱 본 장면이 그 장면였어요. 결과적으로... 정품 DVD 전집으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rince | 2007/03/12 22:32 | PERMALINK | EDIT/DEL
그러고보니 '미안하다 사랑한다'도 본적이 없네요. ㅠㅠ
은채 패션 (맞죠?) 만 하도 매스컴에서 떠들어서 기억할뿐... ^^;

저도 하얀거탑 이거 DVD로 나오면 사 말어... 하고 있답니다. 한번보고 덜컥 사버리기도 뭐하고 ㅎㅎ

방문 감사합니다!~
도담군| 2007/03/12 22: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무엇보다도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도 없던 장면이 가장 슬펐습니다.
....
rince | 2007/03/12 22:40 | PERMALINK | EDIT/DEL
남자이기에 더 공감했던걸까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던 그의 모습이 더 애처로웠던거 같아요.
두리모~| 2007/03/13 01: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기존 스토리 라인과는 다른 나름의 분위기 반전이 있긴 했지만
역시나 재밌게 본 드라마중 하나로 기억될것 같습니다.

보면서 왜이리 울적하던지...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후유증이 좀 남겠네요.
rince | 2007/03/13 09:39 | PERMALINK | EDIT/DEL
그러게요 생각해보면 삶이 참 우울해질수도 있는것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
커리어블로그| 2007/03/13 10: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rince님 안녕하세요. 커리어블로그입니다. 포스트 보니까 마지막회의 여운이 ㅜㅜ 아.. 회원님글 메인에 노출했구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rince | 2007/03/13 10:42 | PERMALINK | EDIT/DEL
아아~ 여운이 다시... ^^;

이미 리퍼러에 많이 찍히길래 가서 봤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정말로~~ ^^
해림| 2007/03/22 12: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DVD구입하세요 ^^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을 듯 싶습니다.

악당(?)이지만 엄청난 실력과 천재성을 갖고 있고 온갖 방법을 써서 더 높은 위치로 오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장준혁은 정말 누가봐도 공감하고 동정심이 갈 듯 합니다.
단지 실력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이끄는데 있어 당근과 채찍이 무엇인지 잘 알고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노력하며 과장 선거 직전 부모님 집 앞까지 찾아가 전화하는 등의 인간적인 면과
시골에서 태어나 혼자만의 힘으로 상대적 강자들과 경쟁하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몸부림 치는 장준혁을 보면
악당이니 착한이니를 떠나서 정이 안갈래야 안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반면 장준혁을 무너뜨리려는 선한(?)쪽은 너무 비현실적이라 조금 짜증이 났는데
특히 이윤진은 나올때마다 아주 토하고 싶을 정도로 싫었습니다.
지스스로 뭐하나 제대로 하는거 없으면서 부모님께
붙어 살면서 그저 진실진실~~
유복한 환경에서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최도영이나 이윤진 같은 그들은 결코 장준혁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비록 최도영과 장준혁이 친구라 하더라도요.


저번주에 다 봤는데
한두달 뒤에 다시 봐야 겠습니다.
한번 보는걸로는 다 이해 못하는 드라마라서 ^^:

이미 일본판 봐서 안보려 했다가 김명민 나온다고 해서 본 드라만데...
정말 장준혁 역 하나 만큼은.. 일본판보다 더 죽여줍니다 ;ㅁ;
rince | 2007/03/22 12:48 | PERMALINK | EDIT/DEL
마지막 두편 밖에 보지는 못했지만 정말 괜찮은거 같더라... 일본판도 함 보고 싶어지는군.... 근데 너 바쁘단 놈 맞냐? 드라마도 다보고... ^^
파란토마토| 2008/01/05 00: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좋은 글입니다. 저도 거탑 보고 나서 한동안 후폭퐁이 길더군요.
트랙백 걸게요.
rince | 2008/01/07 20:13 | PERMALINK | EDIT/DEL
고맙습니다. 하얀거탑 한번 쯤 더 보고 싶은 드라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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